미래성장형 기업' 재무요건 완화해 상장 문턱 낮춘다… “빅히트·와디즈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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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상장이 침체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올해부터 미래성장형 기업에 대한 상장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본격 시행한다. 미래성장형 상장은 4차산업 관련 업종이나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업종 등에 속한 기업 중 재무적 요건에 미달하는 곳이라도 미래 성장성이 있다면 유가증권시장에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상장제도다.

일각에서는 성장성만 믿고 재무적으로 부실한 기업을 상장시킬 경우 코스닥시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한계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거래소와 기업공개(IPO) 주관사의 기업 평가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올해부터 미래성장형 기업 상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IPO주관사들과 미래성장형 상장이 가능한 기업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후보 기업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몇몇 기업들이 미래성장형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IPO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 중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 크라우드펀딩 사업자 와디즈 등이 미래성장형 상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을 발굴해 전 세계에서 한류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최근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패스트파이브는 NH투자증권 (11,200원▼ 50 -0.44%)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을 준비 중이고 와디즈는 미래에셋대우 (7,020원▲ 0 0.00%), 신한금융투자와 손 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이 ‘예비 유니콘’으로 지정한 와디즈는 현재 코스닥 상장으로 방향을 잡고 상장을 준비 중이지만 어느 시장으로 상장할지 결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거래소가 미래성장형 기업 상장사업에서 어떤 요건을 완화할지, 재무적 요건을 완화한다면 얼마나 문턱을 낮출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이 특례로 상장을 하게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현재 미래성장형 기업 상장을 위해 어떤 요건을 완화할지 검토 중이다. 재무적 요건을 완화할 수도 있고 새 요건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29,000원▲ 1,000 0.19%)상장 당시 적용된 테슬라 요건 상장보다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시가총액 6000억원 이상 및 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시총 2000억원 이상 중 하나를 갖추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거래소 상장 심사를 통과해 올해 초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바이오팜도 이 제도로 상장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이익이 나지 않아도 성장성을 우선으로 보고 상장시킨다는 취지에 부합하도록 요건을 마련할 것"이라며 "4차산업이 아니더라도 토스나 카카오뱅크처럼 전통 산업에 새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기업도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최근 상장이 침체된 유가증권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108곳이었으나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사는 15곳에 그쳤다. 최근 사모펀드(PEF)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면서 규모가 큰 기업들은 굳이 공모시장을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래성장형 기업을 상장시키기 위해 상장 요건을 완화하면 한계기업이 들어와 유가증권시장의 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 요건을 낮춘다고 불량 기업만 들어오는 건 아니다"라며 "거래소와 IPO주관사가 얼마나 기업 평가능력을 갖췄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